역설

No. 22 Name 이승묵 Date 2001.03.28 06:22 Comments 0

육이오, 부산 피난 시절에 있었던 일. 우리 집 근처에 뒤로 걷는 품팔이 지게꾼이 살았다. 그가 지게를 지고 나타나면 온 동네 꼬마들이 그를 졸졸 따라다녔다. 동네 어른들은 그가 앞으로 걷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하였다. 그는 무거운 짐을 지고도 뒤를 힐금힐금 보면서 곧잘 걸었다. 그처럼 거꾸로 걷는 사람은 드물지만 거꾸로 된 표현은 더러 있다. “낮아져야 높아진다” “지는 게 이기는 것” “죽어야 산다” 등 귀에 익은 역설(逆說)들이다. 역설은 진리와는 반대되는 말처럼 들리나, 잘 생각해 보면 진리를 나타내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는 죽었다가 살아나셨다는 말씀은 얼마나 놀라운 역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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