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에 수리할 일이 생기면 S설비를 부른다. 얼른 오지 않는다. 조바심이 나서 다시 찾아가 부탁한다. 애가 탈대로 타 지칠 때쯤에서야 나타나서는 갖은 변명을 늘어놓는다. 일만 해도 그렇다. 약간만 손보면 될 법한 것도 크게 헤집어 놓고 일한다. 수리비도 턱없이 비싸게 부른다. S설비는 매번 그런 식이었다.
어느 겨울날 아침, 옥외 화장실 물통이 고장 났다. S설비를 찾아가 도움을 청하였다. 금방 오겠다던 사람이 한참을 기다려도 오지 않았다. 또 찾아갔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사람이 온데간데없었다. 발길을 돌려 인근에 있는 딴 가게를 찾아보았다. 태양설비, 일을 부탁하자 단숨에 달려와 고치곤 별 것 아니라며 수리비를 받지 않았다. 나는 너무 고마워서 얼마를 건네려 했더니 굳이 사양하며 너털웃음을 남긴 채 총총히 사라졌다. 그날이후 태양설비는 우리 집의 각종 수리를 맡았고 불변의 단골이 되었다. 태양설비, 그 주인은 수도꼭지 하나라도, 부탁만 하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달려와 고쳐주고 간다. 경비를 줄이기 위해 웬만한 공사는 거의 잡부를 쓰지 않고 혼자서 한다. 반나절 일은 점심을 먹고 와서 한다. 해머를 쓸 때는 매우 조심스레 한다. 사전에 공사계획을 내놓고 동의를 구한다. 사후엔 공사에 든 재료와 가격을 소상히 밝힌다. 공사 쓰레기는 깨끗이 치워간다. 그는 항상 웃으면서 일한다. 자기가 하는 일이 돈벌이가 아니고 남을 돕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우리 집 설비 주치의다. 그는 불황을 모른 채 성업 중이다. 언제나 밝은 사람, 그래서 상호도 태양설비인가.
| No | Title | Name | Date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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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8 | 노벨상 | 이승묵 | 2011.11.02 |
| 127 | 능력과 인품 | 이승묵 | 2011.10.01 |
| 126 | What-ifs | 이승묵 | 2011.09.04 |
| 125 | 수다 | 이승묵 | 2011.07.30 |
| 124 | 규리가 웃었다 | 이승묵 | 2011.07.30 |
| 123 | 과로 | 이승묵 | 2011.07.27 |
| 122 | 손 | 이승묵 | 2011.06.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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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 | 꼬리를 잡으라 | 이승묵 | 2011.04.27 |
| 119 | 루레이 동굴 | 이승묵 | 2010.12.27 |
| 118 | 자일리톨 껌 | 이승묵 | 2010.11.30 |
| 117 | 부엌공사 (1) | 이승묵 | 2010.11.27 |
| 116 | 나이아가라 폭포 (1) | 이승묵 | 2010.10.23 |
| 115 | 육아정보3 | 이승묵 | 2010.08.28 |
| 114 | 아들편지 (4) | 이승묵 | 2010.08.23 |
| 113 | 구름 (2) | 이승묵 | 2010.08.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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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1 | 육아정보2 (1) | 이승묵 | 2010.02.12 |
| 110 | 웃음 (1) | 이승묵 | 2010.01.10 |
| 109 | 말 | 이승묵 | 2009.10.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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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7 | 주님을 구합니다 (1) | 이승묵 | 2009.09.21 |
| 106 | 성령의 열매 (1) | 이승묵 | 2009.09.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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