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이를 하며 배운 교훈

No. 62 Name 이춘식 Date 2001.06.23 06:36 Comments 0

오늘 축구할 때 일부러 볼보이를 했다. 먼저 축구시합을 한번 한터라 이번에는 섬기려는 마음에 골대 뒤에 서서 축구를 지켜보며 볼보이를 하였다. 형제들이 축구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즐거웠다. 모두들 땀을 뻘뻘 흘리며 축구를 했다. 어떤 형제가 볼처리가 늦어서 골인이 되었다. “에이~ 저거밖에 못해!” 이런 말이 나도 모르게 입에서 튀어나왔다. 나는 스스로 놀랐다. 형제를 격려하는 말을 해야지… 하지만 잠시 후에 “빠왕!” 하면서 형제의 실수에 대해서 약간은 비방하는 조의 말을 하고 말았다. 나는 다시 놀랐다. 이렇게 해서 나는 연속으로 5번이나 형제를 낮추는 말을 하고 말았다.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나는 그런 말을 하고 있었고… 평소에는 그것을 깨닫지도 못하면서 지나간다고 생각하니 더 놀라웠다. 스스로 놀라며 나는 결심을 했다. 지금부터 5번 형제를 격려하는 말을 해야겠다는 결심이었다. 결심을 하고 계속 깨어있었다. 처음으로 격려의 말을 할 수 있는 순간이 왔다. 한 형제가 코너킥을 받아서 골을 넣은 것이었다. 그물이 철썩하는 순간 “○○형제 파이팅! 멋진슛” 하고 외쳤다. 의지에서 나온 말이었지만 나의 감정도 영향을 받아 그 형제가 자랑스러웠다. 나는 용기를 얻었다. 또 한번 격려의 말을 할 수 있는 순간이 왔다. 수비를 맡은 한 형제가 공격수의 공을 차단하여 걷어낸 것이다. 그 형제는 아까 내가 낮추는 말을 했던 바로 그 형제였다. 나는 “우~ 대단한데 ○○형제!” 하였고 그 형제도 나를 보며 웃음을 보였다. 나는 또 한번 용기를 얻었고 그렇게 5번을 연속 형제를 격려하고 높이는 말을 했다. 나의 의지가 동원된 말들이었지만 점점 나의 감정들도 따라갔고 어느새 나는 형제들의 축구를 즐기고 있었고 한형제 한형제를 진심으로 아끼는 마음을 품게 된 것이었다.

잠간 동안의 볼보이 시간이었지만 나는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 남을 낮추는 말은 남을 높이는 말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쉽게 나온다. 이상하게도 그 일을 하는데는 그리 많은 에너지나 관심이 필요하진 않다. 거기에는 특별한 훈련도 필요 없어서 그냥 두면 너무도 쉽게 익숙해질 것이다. 하지만 남을 높이는 말을 하기 위해서는 잘 관찰해야하고 연습을 해야하며 나의 의지를 동원해야한다. 또한 그것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에 그것을 훈련하여 익숙해지려는 시도를 쉽게 하려하지 않는다. 성경은 말씀하신다. “내 속 곧 내 육신에 선한 것이 거하지 아니하는 줄을 아노니 원함은 내게 있으나 선을 행하는 것은 없노라” (롬7:18) 일생을 통해 나의 모난 모습들을 훈련하여 예수그리스도의 형상이 내 속에 온전히 이루기를 간절히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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