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

No. 39 Name 이승묵 Date 2001.12.11 10:36 Comments 0


우리 집 뒷동산 아카시아 숲 속에 작은 체육공원이 있다. 동산을 경계로 양쪽 산기슭을 따라 두 동네가 있는데 저쪽은 Y동, 이쪽은 B동이다. 공원 초입에 ‘ㅇㅇ동 체육공원’이라는 안내판이 서 있다. 그런데, 그 ㅇㅇ동 부분이 심하게 훼손되어 꼴이 말이 아니다. 공원 이름을 놓고 Y동과 B동이 맞붙어 싸우느라 만신창이가 된 것이다. 공원 이름에 서로 자기네 동 이름을 붙이려고 혈기를 부린 탓이다. 별 것 아닌 이름 하나 가지고도 저렇듯 실랑이를 하는 걸 보면 요새 사람들, 여유가 없긴 없는 모양이다. 무한경쟁시대인 오늘날 불꽃 튀는 경쟁만이 생존을 보장하는 듯하다. 양보와 경쟁은 과연 공존할 수 없는가. 이제 양보는 더 이상 미덕이 아닌가. 조카 롯을 향한 아브라함의 음성이 들린다.
“네 앞에 온 땅이 있지 아니하냐 나를 떠나라 네가 좌하면 나는 우하고 네가 우하면 나는 좌하리라”(창 13:9).

essay_mooksee

No Title Name Date
54 개성 이승묵 2002.05.02
53 아버지의 글을 기다리며 이춘식 2002.04.30
52 파격 (1) 이승묵 2002.04.11
51 솔직한 사람들 이승묵 2002.04.11
50 수동드릴 (1) 이승묵 2002.03.03
49 이물 (1) 이승묵 2002.02.19
48 로미와 주리 (2) 이승묵 2002.02.07
47 기다림 이승묵 2002.02.05
46 석두 (2) 이승묵 2002.02.03
45 백열등 (1) 이승묵 2002.01.17
44 안코 체조 이승묵 2002.01.01
43 세모에 이승묵 2001.12.31
42 이승묵 2001.12.25
41 전쟁3 이승묵 2001.12.24
40 세상살이 이승묵 2001.12.14
39 양보 이승묵 2001.12.11
38 흔들의자 이승묵 2001.12.11
37 압살롬의 머리털 이승묵 2001.10.11
36 전쟁2 (1) 이승묵 2001.09.28
35 전쟁 이승묵 2001.09.15
34 할머니 안녕 이승묵 2001.08.08
33 어디서나 이승묵 2001.06.14
32 가뭄 이승묵 2001.06.14
31 있는 그대로 이승묵 2001.06.08
30 바람아 이승묵 2001.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