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복원

No. 177 Name 이춘식 Date 2003.11.13 07:27 Comments 0

미국에 보내는 논문을 쓰고 있었다. 갑상선에 방사선을 쪼이는 것과 연관된 논문이었는데 며칠동안 잘 안되는 영어로 낑낑거리며 4-5장정도를 썼다. 그런데 그래프를 집어넣는 과정에서 파일이 이상하게 꼬이더니 다시 열어보니 파일이 손상되어 있었다. 순간 많이 당황하였고 다른데 복사해둔 파일이 있었는지 아주 짧은 시간동안 많은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불행스럽게도 복사해둔 파일이 없었고 허탈한 마음을 안고 윤형제님과 교제를 하러 학생식당으로 항했다.

하나님께서는 왜 이런 상황을 허락하셨을까? 고민을 했다. 일전에도 학회발표 논문을 5장 완성단계에서 파일이 이상하게 되어 논문을 처음부터 다시 썼던 기억이 났다. 하나님께서 막으시는 논문인가? 하나님께서는 실수가 없으신 정확한 분이심을 알고 있으니… 하나님의 뜻을 기다리면서 밤에 집으로 와서 파일 복구작업을 시작했다.

파일복구는 DATAMEDIC이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가능한데 100% 장담할 수는 없다. 일단 지워진 파일일지라도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복원이 어느정도는 가능하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30기가짜리 하드에 대해 프로그램을 돌렸다. 그 결과 지금까지 지웠던 모든 파일들이 약4000개 가량 재생되었다. 그 중에서 내가 원하는 파일을 찾기란 참으로 힘든 일이었다. 찾고 또 찾고… 파일이름이 이상하게 재생되기 때문에 결국 파일의 용량을 보고 찾는 수밖에 없었다. 그야말로 잔디밭에서 바늘을 찾는 격이었다. 그렇게 1시간가량 찾고 열어보고 또 찾고 하여서 결국 파일이 손상되기 직전 상태의 파일을 찾아 복구에 성공하였다. 나도 모르게 탄성을 지르며 좋아하였다.

다음날 경건의 시간 말씀을 보며 마음에 밀려오는 감동을 느꼈다.

눅15:8~10
어느 여자가 열 드라크마가 있는데 하나를 잃으면 등불을 켜고 집을 쓸며 찾도록 부지런히 찾지 아니하겠느냐 *또 찾은즉 벗과 이웃을 불러 모으고 말하되 나와 함께 즐기자 잃은 드라크마를 찾았노라 하리라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와 같이 죄인 하나가 회개하면 하나님의 사자들 앞에 기쁨이 되느니라

찾도록 부지런히 나를 찾으셨던 주님의 사랑을 깊이 느꼈다. 파일을 찾도록 찾게 하시고 다음날 말씀을 통해서 그 사랑의 깊이를 뼈저리게 깨닫게 하셨다.

눅15:16-17
저가 돼지 먹는 쥐엄 열매로 배을 채우고자 하되 주는 자가 없는지라 *이에 스스로 돌이켜 가로되 내 아버지에게는 양식이 풍족한 품꾼이 얼마나 많은고 나는 여기서 주려 죽는구나

이어지는 말씀을 통해 주님을 알기전 모습을 깨닫게 하셨다. 눈물섞인 쥐엄열매를 먹으며 아버지의 집을 그리는 작은 아들의 모습이 나의 모습이 아니었나. 세상에 나밖에 모르는 교만한 나였는데 아버지께서 거두어주셨다. 잃은 양을 찾고 찾는 목자의 모습으로, 드라크마를 애타게 찾는 여인의 모습으로, 그리고 해가 지도록 먼발치를 바라보며 아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시는 아버지의 사랑으로 나에게 다가오신 주님. 타성에 젖은 내 마음을 부수고 가슴으로 이 말씀을 받기 위해서 전날밤 파일을 애타게 찾는 경험이 나에게 꼭 필요했던 것이다. 실수가 없으신 하나님을 찬양한다. “하나님! 절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essay_choons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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