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을 통해서 배운 자유함

No. 203 Name 이춘익 Date 2001.12.14 16:56 Comments 2

그것이 공연이건, 운동경기건 원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좌석은 한정 되어 있기에 어딜 가든 암표 장사가 있기 마련인가보다. 우리 학교 풋볼 경기는 게인스빌 최대의 이벤트이기에 시즌 중에 경쟁이 치열한 팀과의 경기를 할 때면, 7불 정도하는 학생티켓은 어느새 100불 이상의 암표로 돌변하기도 한다.

가을 시즌의 풋볼 티켓은 봄학기에 판매하기 때문에 나는 티켓을 구할 수 없었다. 하지만, 태훈 선배를 비롯한 다른 한국 학생들은 몇시간을 줄서서 기다려서 표를 구해놓은 상황이었다.

가난한 유학생에게 암표 판매로 인한 수입은 짭짤한(?) 유혹임에 틀림없었다. 태훈선배와 다른 한국 학생들은 Florida State University와의 경기표를 100불에 팔고 흐뭇한 얼굴을 지어보였다. 흠… 태훈 선배에게 어떻게 말을 해주어야할지 사실 쉽지 않았다. 성령께서 그 심령에 말씀하시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암표의 유혹은 몇 주후 또 찾아왔다. 테네시와의 South Eatern Conference 준결승 경기였다. 당연히 100불 이상은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한국 학생들 사이에서 120불에 내어놓자는 의견이 오가던 날 함께 말씀과 기도로 교제한 후,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게 되었다. 정직하지 못한 행동이며, 주님께서 기뻐하시지 않으실 것 같으니 기도하고 결정하시면 좋겠다고 말이다.

약간의 정적이 흘렀고, 태훈선배는 집으로 갔다. 사실 태훈선배는 결혼을 했기 때문에 표를 2장 사놓은 상황이었고, 또 그동안 애지중지했던 우리과 최고의 승용차 마쓰다가 사고를 당해서 경제적인 여유가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당신의 사랑하는 자녀를 위해서 몰아가시는 상황은 너무나도 완벽한 타이밍 가운데 일어남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기도 했다.

다음 날 태훈 선배는 용단을 내렸다. 다른 한국 학생들에게 표를 팔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그날 오후 함께 가진 말씀과 기도의 시간은 어느 때보다도 참 기쁨과 자유함이 넘치는 은혜의 시간이었다.

그날 우리는 숙제와 시험 준비로 밤 늦게까지 공부를 함께 했고, 새벽 1시가 넘어서야 나의 간곡한 요구로 공부를 접고 함께 집으로 향할 수 있었다. 태훈 선배는 아는 분에게 잠시 빌렸다는 차로 나를 집에까지 데려다 주었다. 집으로 오는 차 안에서 태훈 선배는 표를 팔지 않기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배우고 느낀 것을 기쁨으로 나누었고, 주님께서 믿음의 교제를 허락하신 것에 감사한다고 하였다. 나는 그냥 듣기만 했지만, 마음 속에는 동일한 감격과 감사가 충만했다. 다른 형제가 누리는 축복에 함께 동참할 수 있는 기쁨.. 정말 제자의 삶에서만 느낄 수 있는 그 무엇인가가 아닌가 싶었다.

비록 이번 티켓사건은 해피 앤딩으로 끝났지만, 앞으로 내가 맞이해야 하는 현실은 또 다른 변장과 그럴듯한 미끼로 나를 유혹할 것을 나는 알고 있다. 하지만, 주님께서 함께 하시고, 함께 고민하고 기도로 붙들어 줄 수 있는 믿음의 형제가 있다면, 반드시 승리할 것을 또한 나는 믿는다.

Comments 2

  1. 최아무개! 2001.12.17 19:49

    아멘!!형 좀있으면 곧 보겠네요 *^^*하하

  2. 이춘식 2009.10.07 10:11

    홈페이지 새로 단장하고 이 글을 오늘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큰 도전이 됩니다. 돈이면 다 되는 자본 주의의 왕국인 미국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나에게 무엇이 중요한지를 다시금 되새기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essay_choonik

No Title Name Date
126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 이춘익 2001.06.26
125 논문 인쇄를 맡기면서… 이춘익 2001.06.22
124 반가운 비였습니다…. 이춘익 2001.06.18
123 나비 ansoo 2001.06.14
122 Re..감사함니다 정렬 2001.06.14
121 귀한 형제 정렬.. 이춘익 2001.06.12
120 누군가가 나의 글을 읽어준다는 것… 이춘익 2001.06.09
119 자동차? 이춘익 2001.06.06
118 범사에 감사하라-노트북을 수리하며.. 이춘익 2001.05.28
117 Re..형 죄송해요…… 이춘익 2001.05.26
116 형 죄송해요…… 철이 2001.05.26
115 Re..춘익이형..저 철현입니다. 이춘익 2001.05.24
114 춘익이형..저 철현입니다. 정철현 2001.05.24
113 이모의 편지 이춘익 2001.05.24
112 Ambassador팀의 해체 위기(?) 이춘익 2001.05.23
111 내 모습 이춘익 2001.05.22
110 Re..고마운 현수에게 이춘익 2001.05.22
109 오늘도 나의 힘이 된….춘익형에게 ansoo 2001.05.22
108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춘익 형에게.. 웽우 2001.05.19
107 Flight Schedule 이춘익 2001.05.12
106 아파트계약 이춘익 2001.05.12
105 웃으며 살자 이춘익 2001.04.25
104 교비 유학생 합격 축하 이승묵 2001.04.26
103 교비유학생 합격 이춘익 2001.04.25
102 교비유학생 신청 이춘익 2001.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