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룸메이트 Mike와 Dane

No. 164 Name 이춘익 Date 2001.08.19 21:47 Comments 0

오늘은 학기가 시작하기 전 마지막 일요일이다.
내일부턴 본격적인 가을학기기 시작될 것이다. 물론 첫 수업은 수요일이 되겠지만…
오늘 아침에 거실에서 성경을 읽는데, 왠 아저씨 한 분이 들어오셨다. 자신의 아들이 나랑 같은 아파트를 쓰게 될 거라고 하면서 악수를 청했다. 아들은 학교에 볼일이 있어서 갔고, 그 아저씨는 부지런히 이삿짐을 나르고 정리하셨다. 자신의 아들 이름은 Dane이라고 하였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난 방으로 들어왔고, 아저씨는 부지런히 일하시다가 피곤하셨는지 거실의 쇼파를 침대삼아 낮잠을 주무셨다.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님의 마음은 어디가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추장에 밥을 비벼먹고 책상에 앉아 논문을 좀 읽노라니, 이번엔 또 다른 룸메이트가 들어왔다. 그의 이름은 Michael(부를 땐 그냥 Mike라고 함)이었고, 알고 보니 Dane과 Mike는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였다. Mike의 이사를 위해서는 그의 가족들이 총출동을 하였다. 아침 일찍부터 차를 몰아서 6시간을 달려오신 그의 부모님의 사랑 역시 한국이랑 다를 바가 없었다. Mike와 Dane은 둘 다 가을학기에 입학하는 신입생들이었기에 소위 ‘teenager’들이었다. Mike의 어머니는 십대 자녀를 가진 보통의 부모님들처럼 타향살이 할 아들이 염려가 되시는지 이것 저것 일러주시느라 분주하셨다. Mike의 남동생도 같이 왔는데, 그는 7학년이라고 했고 내가 신기해 보였는지 이것 저것 물어보며 많은 이야기를 서로 나눌 수 있었다. Mike의 어머니께 내가 미국 학생들은 독립적인 걸로 알고 있었다고 이야기하자, 학생 나름이라고 하시면서 웃으셨다.

아뭏든 이 두 친구들 덕분에 살림 살이가 3배로 불어났다. 잘 정리해서 함께 잘 살아야겠다. 감사하게 Mike는 깔끔한 걸 좋아한다고 했고, Dane도 예의가 바른 학생인 것 같다. 이 친구들이 내 이름이라고 부르는 “Choonik!”이라는 발음이 좀 어색하지만, 곧 나도 적응이 되리라. 얘들은 내가 무슨 자기네 또래인 줄로 생각했다가 박사과정이라는 말에 좀 놀란 눈치다.

Dane의 부모님은 이혼을 하셨다고 한다. 미국에서 이런 가정을 만나는 일은 어렵지 않은 일인 것 같다. 지난 번에 나랑 사진을 찍었던 어린왕자(?) 역시 그랬으니까.. 비록 믿음은 아직 없지만, 좋은 친구가 되어 복음으로 접근할 수 있어야겠다. 우린 벌써 서로 많이 친해진 느낌이다. 앞으론 더욱 깨어서 살아야겠다.

조용하던 아파트가 북적거리니까 좋다. 정말 이제 사람이 좀 사는 것 같다.
바빠지면 여기 게시판에 글을 올릴 시간도 없어질까 두렵지만, 누군가가 또 내 게시판을 읽고 기도해주는 이상 글은 계속 올라갈 것이다.

essay_choon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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