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 프린터와…모슬렘 이야기…

No. 146 Name 이춘익 Date 2001.07.27 18:55 Comments 0

오늘은 금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경건의 시간을 가졌다. 말씀은 이사야61장.
한 구절 한 구절이 가슴에 팍팍 와닿았다.

“주 여호와의 신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여호와께서 내게 기름을 부으사 가난한 자에게 아름다운 소식을 전하게 하려 하심이라.”

이 말씀 앞에서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하랴! 이 세상에 선교사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이 말씀은,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듯 나 널 보낸다”는 주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 역시 동일하게 나를 향한 말씀이 됨을 믿는다.

시차적응에 너무 자신감을 보였던게 잘 못이었던 것 같다. 오전에 아파트를 나섰는데, 약간의 현기증이 느껴져서 다시 아파트로 들어와 물 좀 마시고 정신을 가다듬었다. –‘ 매사에 주님을 의뢰해야지…

조금 안정을 취한 후 다시 학교로 나섰다. 학교에 가서는 “추수하는 일꾼”책자를 읽었는데, 한 대목 한 대목이 큰 배움이 되었고 도전이 되었다. 마치 나를 위해서 쓰여진 책 같은 생각이 들었다. 사실 연구실에는 아직 내 자리가 없었는데, 오늘 한 쪽 구석을 정리하여 파티션으로 막고 그럭저럭 자리를 만들어 보았다. 옆의 한 학생이 내가 좀 측은해 보였는지, 키 낮은 의자를 주어 그럴듯한 자리가 완성되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이름표를 뽑으려고 한 학생의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 왠걸 네트웍이 잡혀 있지 않았다. 연구실에는 총 3대의 컴퓨터가 있었는데, 여기 학생들이 단순해서 그런지 프린터 한 대를 네트웍으로 잡아서 쓰면 될 걸 그걸 모르고 아주 원시적으로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 순간 내 속에서 억제 할 수 없는 컴퓨터 세팅벽(癖:버릇)이 발동하기 시작했다. 그 연구실에 있던 한 한국인 선배왈 “야 너가 한번 세팅 좀 잡아봐라, 제발..” 컴퓨터는 다 좋은 펜티엄III 이상이었으나 서로 네트웍이 되어 있지 않았다. 한국에서 늘 하던대로, 작업그룹을 통일시키고, NETBEUI와 IPX 호환프로토콜을 깔아 네트웍을 잡은 후, 한 대에 물려있는 프린터를 네트웍 공유시키고 나머지 두 대의 컴퓨터에 네트웍 프린터를 추가하여 시험 출력을 하였다. 결과는 성공! 사람들은 환호성을 치며 좋아했다. Vㅡ.ㅡ;

아뭏든 프린터 하나 해보려고 시도한 것 뿐인데, 사람들에게 좋은 섬김이 되어 감사했다. 나를 소개하는 문구는
“Choonik Lee.
I’ve just got here all the way from South Korea.
Thanks for your Support.
God bless you!!”
로 했고 사진을 하나 집어 넣어 파티션에다가 붙였다. 그럴듯한 이름표가 되었다.

차를 태워주기로 한 학생은 학교 주차증이 비싸다고 버스를 타고 다녔기에 그의 집까지는 버스로 가기로 했다. 버스에서 난 암송을 하였다. 그 때 한 흑인을 보았는데, 그의 행색으로 보아서 미국인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주님께 묵도하고 얼굴에 함박웃음을 지어보이며 인사를 건네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우주항공공학과 학생이었고 아프리카 아이보리 코스트에서 왔다고 했다. (그럴줄 알았지–‘) 그 역시 크리스찬이었기에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하지만, 그가 내릴 때가 되어 아쉽게 헤어져야만 했다. 주여… 다시 만나게 하소서…

슈퍼에 갔다. 미리 적어두었던 항목들을 체크해 가며 필요한 식료품을 구입하였다. 돈 만 있으면 정말 먹어보고 싶은게 많았지만, 난 선교사니까 절제해야지 하고 스스로를 추스려 보았다. 계산대에서 한 여자를 보았는데, 그녀는 머리에 시커먼 두건을 휘감고 있었기에 한눈에 모슬렘이라는 것을 눈치챘다. 이 때 단열형님이 계셨어야 하는건데…–‘ 용기를 내어 “당신 그 머리에 두른거 종교적인 이유 때문이죠?”하고 물었다. 그녀는 그렇다고 하면서 자신은 모슬렘이라고 하였다. 그가 내 물건을 계속 count하고 있는 동안 무슨 말을 해야 할까 곰곰히 생각해 보았으나 마땅한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춘익: 당신은 모슬렘이 좋아요?
계산하던 여자: 난 모슬렘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습니다.
춘익: –‘ 아..네.. 난 크리스찬이요!
계산하던 여자: 오 그렇군요.
춘익: 그래도 당신 하나님 믿죠?
계산하던 여자: 그럼요.
춘익: ….God Bless you!!
계산하던 여자: 감사합니다.
춘익:….–‘

이게 끝이었다. 내가 잘 한건가 싶었다. 하지만, 난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그가 예수님을 꼭 알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God bless you한 것이었기 때문에, 그 순간 마음이 좀 저리도록 간절했다. 미국와서 처음 만난 모슬렘이었다. 단열 형님으로부터 익히 들어 알고 있던 모슬렘….. 어제 아침 경건의 시간 말씀이 떠올랐다.
“사60:2 – 보라 어두움이 땅을 덮을 것이며 캄캄함이 만민을 거리우려니와…..”

어두움 가운데서 헛된 것을 믿고 따르는 모슬렘…
너무나도 굵은 빗줄기에 캄캄해져 버린 길을 달리는 자동차 속에서 이 말씀을 곰곰히 묵상해 보았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사61:1,2 – …나를 보내사 마음이 상한 자를 고치며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갇힌 자에게 놓임을 전파하며….”
난 정말 무력하고 평범한 한 유학생에 불과하지만, 하나님은 크신 분이심을 믿는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바로 하나님의 이 놀랍고도 놀라운 약속에 내 인생을 거는 것이리라.

아직도 밖엔 비가 많이 내리고 있다. 당신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향해서 흘리시는
주님의 눈물이 아닐까? 밤이 깊어온다….

essay_choon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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