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난리

No. 74 Name 이승묵 Date 2004.08.08 18:36 Comments 1

어느 무더운 여름 날, 뜻밖의 전화가 날아왔다. 부산 집 세탁기 연결 호스가 빠져 다용도실 가재도구가 침수되었다는 것이다. 여러 날 후, 집으로 돌아왔다. 다용도실을 열었다. 물 빠진 바닥에 잡동사니가 널브러져 있었다. 세제는 떡이 되고 국수와 미역은 썩어 악취를 풍기고 공구는 벌겋게 녹슬어 있었다. 우리 내외가 달라붙어 꼬박 한나절을 쓸고 닦고 치웠다. 세탁기 연결 수도꼭지를 열어둔 채 사용하고 또 하수 냄새 때문에 바닥 배수구를 막아둔 게 화근이었다. 시쳇말로 ‘안전 불감증이 부른 인재’라고나 할까. ‘비 한 방울 오지 않아도 물난리를 당할 수 있구나.’ 늘 깨어 있어야겠다.

Comments 1

  1. 이춘익 2004.08.10 10:24

    아버지 정말 수고하셨네요. 제가 가서 못도와드려 안타깝습니다. 부산집을 위해서 기도하겠습니다.

essay_mooksee

No Title Name Date
54 개성 이승묵 2002.05.02
53 아버지의 글을 기다리며 이춘식 2002.04.30
52 파격 (1) 이승묵 2002.04.11
51 솔직한 사람들 이승묵 2002.04.11
50 수동드릴 (1) 이승묵 2002.03.03
49 이물 (1) 이승묵 2002.02.19
48 로미와 주리 (2) 이승묵 2002.02.07
47 기다림 이승묵 2002.02.05
46 석두 (2) 이승묵 2002.02.03
45 백열등 (1) 이승묵 2002.01.17
44 안코 체조 이승묵 2002.01.01
43 세모에 이승묵 2001.12.31
42 이승묵 2001.12.25
41 전쟁3 이승묵 2001.12.24
40 세상살이 이승묵 2001.12.14
39 양보 이승묵 2001.12.11
38 흔들의자 이승묵 2001.12.11
37 압살롬의 머리털 이승묵 2001.10.11
36 전쟁2 (1) 이승묵 2001.09.28
35 전쟁 이승묵 2001.09.15
34 할머니 안녕 이승묵 2001.08.08
33 어디서나 이승묵 2001.06.14
32 가뭄 이승묵 2001.06.14
31 있는 그대로 이승묵 2001.06.08
30 바람아 이승묵 2001.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