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이럴 수가!” 나는 서예 붓을 손에 쥐고 버럭 고함을 질렀다. 나는 어린 두 아들에게 가위질을 가르치려고 작고 예쁜 가위 두 개를 사왔다. 시범을 보이고 주의사항을 철저히 이른 뒤 신문지와 가위를 조심스레 건네주었다. 그러고도 마음이 놓이질 않아 감시를 늦추지 않았다. 두 녀석은 순식간에 신문지 한 장을 마음대로 오리고 잘라버렸다. 신기하고 재미있는 모양이었다. 내친김에 한 단계 높은 기능을 학습시키기로 하였다. 이번에는 잡지의 사진을 오리게 하였다. 곡선이 있어서 쉽지 않은 가위질이었다. 그런데도 거뜬히 오려내었다. 아내는 아이들을 꼭 껴안아 주었고, 나는 번갈아 무동 태워 방안을 빙글빙글 돌았다. 그 당시 나는 한글 궁체를 자습하고 있었다. 어느 날 서예가 친구에게 붓글씨 비결을 슬쩍 물어보았다. 초보자일수록 연장이 좋아야 한단다. 필방에서 좋은 붓을 하나 샀다. 붓걸이에 걸어 놓고 만지작거리기만 하다가 어느 날 한 번 멋지게 써볼 양으로 그 붓을 챙겼는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아 글쎄 그 붓끝이 둥근 붓이 되어 있지 않은가. 뾰족한 서예 붓끝을 가위로 다듬어 둥근 수채화 붓을 만들어버린 것이다. 알고 보니 큰 녀석의 소행이었다. 그런데 솜씨 하나만은 놀라웠다.
| No | Title | Name | Date |
|---|---|---|---|
| 54 | 개성 | 이승묵 | 2002.05.02 |
| 53 | 아버지의 글을 기다리며 | 이춘식 | 2002.04.30 |
| 52 | 파격 (1) | 이승묵 | 2002.04.11 |
| 51 | 솔직한 사람들 | 이승묵 | 2002.04.11 |
| 50 | 수동드릴 (1) | 이승묵 | 2002.03.03 |
| 49 | 이물 (1) | 이승묵 | 2002.02.19 |
| 48 | 로미와 주리 (2) | 이승묵 | 2002.02.07 |
| 47 | 기다림 | 이승묵 | 2002.02.05 |
| 46 | 석두 (2) | 이승묵 | 2002.02.03 |
| 45 | 백열등 (1) | 이승묵 | 2002.01.17 |
| 44 | 안코 체조 | 이승묵 | 2002.01.01 |
| 43 | 세모에 | 이승묵 | 2001.12.31 |
| 42 | 한 | 이승묵 | 2001.12.25 |
| 41 | 전쟁3 | 이승묵 | 2001.12.24 |
| 40 | 세상살이 | 이승묵 | 2001.12.14 |
| 39 | 양보 | 이승묵 | 2001.12.11 |
| 38 | 흔들의자 | 이승묵 | 2001.12.11 |
| 37 | 압살롬의 머리털 | 이승묵 | 2001.10.11 |
| 36 | 전쟁2 (1) | 이승묵 | 2001.09.28 |
| 35 | 전쟁 | 이승묵 | 2001.09.15 |
| 34 | 할머니 안녕 | 이승묵 | 2001.08.08 |
| 33 | 어디서나 | 이승묵 | 2001.06.14 |
| 32 | 가뭄 | 이승묵 | 2001.06.14 |
| 31 | 있는 그대로 | 이승묵 | 2001.06.08 |
| 30 | 바람아 | 이승묵 | 2001.05.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