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가을 학기가 시작되었다.
모두 다섯과목에 9학점을 듣게 되는 가을학기는 그 시작부터가 흥미진진하다.
영어로 강의하는 전공과목을 듣는다는 것은 다소 긴장이 되기도 하지만, 새로운 경험이기에 즐겁기도 하다. 영어 듣기를 공부할 때 강의 상황을 연습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는 단순하게 흐름을 이해하고 묻는 질문에 맞는 답을 고르면 되었지만, 이제 더이상 듣기 연습시간이 아니기에, 테잎을 거꾸로 돌려서 듣는다거나, 틀린 문제를 분석하여 다음 번엔 틀리지 않도록 하는 영어공부와는 또 다른 문제임을 계속 상기해야만 했다.
남부사투리를 쓰는 우리교수님(Dr. Bolch)은 Radiation Detection and Instrumentation이라는 과목을 가르치는데, 이미 학생들 사이에서 악명(?)이 높았다. 거침없이 나가는 진도와 예외없는 연습문제 숙제만으로도 그 명성을 피부로 느끼기게 충분했다. 연습문제를 겨우 다 풀었는가 싶었더니, 또 숙제가 나왔으니 말이다. 사실 이런 숙제의 홍수는 이미 학부 때 많은 연단을 거쳤기에 분명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한국의 학부생 형제들은 (적어도 공대생들은) 연습문제를 푸느라 잠을 못이루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영어가 좀 들린다고 혼자 흐뭇해 하며 기뻐하고만 있다가는 필기를 빼먹는다거나 개념 파악을 놓치기가 쉬웠다. 적어도 수업시간에는 모든 정신을 집중할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해야겠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