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_choonik #234

No. 234 Name 최종우 Date 2002.04.13 11:29 Comments 0

춘익이형, 그리고 이글을 읽는 형제들..
모두 잘 지내시나요?
정말 오랜만입니다.
근데, 교제를 떠난 제가 여기에 글을 올려도 되는건지 모르겠네요..

형, 그저께 밤에는 너무나 선명해서 마치 현실인 것 같은 꿈을 꾸었습니다. 꿈의 배경은 바로 직녀관 5층 룸이었어요. 꿈 속에서 형제들과 예전처럼 교제했는데…. 제가 그만두었다는 사실을 까마득히 잊었었어요. 그리고 깬 후에야 제가 처한 현실을 알게 되었답니다..

흠… 제가 형제들을 떠난지도 벌써 8개월 정도가 되는군요.
저는 아시다시피 지금 서울대를 다니고 있는데, 대학교때 배운 것과는 전혀 무관한 것을 다루는 연구실이라서 고생을 좀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점차 적응이 되어가고,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것도 뭔가 보람이 되기도 해요. 또, 조교도 하고 있는데, 서울대학생들이 생각보다 공부를 안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그런데 형. 무엇보다도,
이제는 제 맘에도 안정이 찾아오는 듯 합니다.
작년부터 느껴지던 절망도 한동안 체념으로 바뀌다가 이제는 희망이 생기고 있거든요..
물론 제가 잘한 일은 아무 것도 없지만, 제 삶이 그렇게 절망적인 것이 아니라는 걸 조금씩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이런 시간들도 주님께서 제게 허락하신 것이라는 게 느껴집니다.

또, 형제들과 함께 암송하고 전도했던 것들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도 알게 되었어요.
교회사람들이 제 안에는 말씀이 충만해서 부럽다는…, 저로서도 인정하기 힘든 그런 해괴한 말을 할 때엔, 하나님께서 제게 남이 갖지 못한 큰 보배를 주셨다는 걸 생각하게 되었고.,… 또, 몇몇 형제들과 얘기를 할 때, 제가 그들에게 말씀을 보여주면 그걸 보고 힘을 얻는 것을 보면서도, 그런 것을 알게 되었답니다.

비록 지금은 제가 교제를 관둠으로 인해서
너무 어렵고 힘들고 짐이 많은 인생 길을 홀로 걸어야 하는 아픔이 있는데요…
모두 제 잘못에 대한 대가겠죠. 하지만, 이젠 그렇다고 해서 그리 부정적이지는 않은 거 같아요…
주님이 우둔한 저를 어떻게 인도하실는지.. 점차 기대가 되거든요…
그러나, 형제들은 저같이 어리석은 절차를 겪지 않으면 좋겠단 생각이 듭니다…

춘익이형,
그럼 늘 잘 지내시구요…
나중에 이춘익 교수님을 만날 수 있게 될는지 모르겠어요… ^^;;

형, 늘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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