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관에 있는 나의 사무실에는 장 모 병장과, 김 모 일병, 그리고 전역을 1개월 앞둔 선임병장 김 모씨가 함께 지내고 있다. 사무실에서의 나의 차선임자(우리는 흔히 막고라고 부른다)는 김 모 일병이다. 군대생활을 해본 사람은 다 알겠지만, 차선임자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는 하루에도 수십번씩 ‘짜증나’라는 말을 하며 산다. 얼굴에는 항상 수심이 가득하다. 그는 자신이 이곳 왜관에 배치됨으로서, 카투사이고 게다가 행정병임에도 불구하고 빡센 군 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전방 부대에서 매일 철책근무하다 온 형제들에게 양해를 구합니다. 화내지 마시길…^^).
할일이 많다고 짜증을 낸다. 주말에는 할일이 너무 없다고 짜증을 낸다. 시간만 나면 술마시면서 영어가 늘지 않는다고 짜증을 낸다. 매일 양식을 먹는다고 짜증을 낸다. 카투사 스낵바(한식당)에 메뉴가 다양하지 않다고 짜증을 낸다. 그가 생각하기에는 자신이 어느 누구보다 힘든 군생활을 하고 있다.
이전에 어떤 형제에게서인가 들은 강아지 이야기가 생각났다. 무척이나 넓은 정원에서 살고 있으면서도 항상 담벼락을 파면서 탈출을 시도하는…
하나님을 신뢰하는 자만이 상황을 제대로 판단하는 균형잡힌 시야를 가질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세상 사람들의 부정적인 소문에 귀 기울이지 말아야 되는 이유도 이 때문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