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선물 미끄럼틀

No. 196 Name 이춘식 Date 2006.05.15 18:20 Comments 1

얼마전 한국의 어린이날인 5월 5일이 지나갔다. 사실은 거의 지나고 나서 이 사실을 깨닫게 되었고 그냥 지나친 것이 아쉬웠던 차에 어느날 시장 갔던 하원엄마가 상기된 얼굴로 밑에서 나를 불렀다. 빨리 내려와보라고. 뛰어 내려가서 발견한 것은 우리 차 뒷자리에 앉아있는 미끄럼틀이었다. 허름했다.

하원엄마는 그것을 쓰레기 버리는 곳에서 주워왔다는 것이었다. 사실 미끄럼틀이야 얼마 하겠냐마는 사줘서 과연 얼마나 가지고 놀까를 고민고민 하다가 이미 때를 놓친 것은 아닌가 생각했던 차에 때아닌 공급하심이었다. 하원엄마는 그것을 하나님께서 주셨다고 굳게 믿었다.

아마도 그것이 하원엄마가 알고 있는 이웃집 언니 바로 맞은 편에 살고 있던 어떤 가정에서 보유하고 있던 그 미끄럼틀임에 분명한 것 같다. 하원엄마의 말로는 그 허름함의 정도가 그것과 거의 유사하며 그 언니집에 갈 때마다 집앞에서 나뒹구는 그것을 보았다는 것이다. 보면서 저거 안버리나…. 계속 눈독을 들였다 한다.

자동차 세차장에서 그것을 박박 닦으며 역시 하원엄마의 눈독이 느껴졌다. 여인의 눈독. 오래동안 밖에 방치되어있던 것이라 매우 지저분했지만 자동차용 세제로 박박 닦으니 어느새 새것 비슷하게 되었다. 뿌듯한 마음으로 집으로 왔고 하원이는 예상외로 다양한 포즈로 그 미끄럼틀을 즐겼다.

어린이날을 맞아서 하나님께서 그 옆집 사람에게 그것을 처분하고자 하는 강한 feel을 주셨고 그것을 버림과 동시에 하원엄마에게 쓰레기를 모처럼 버리고자 하는 강한 또 하나의 feel을 주셔서 이토록 환상적인 타이밍의 선물을 얻게 되었으니 그 이웃사람에게도 폐품활용해준 사람이 있으니 좋고, 우리도 하원이 장난감을 얻어서 좋고, 미끄럼틀 입장에서도 재활용 직전에 구출되었으니 좋은게 아닌가.

미국 사람들이 참 예상외로 실제적이어서 버린 물건에 귀신이 붙어있니 마니 하는 혼란스러운 고민에 빠지지 않는다. 자기가 사용하지 않는 물건은 쓰레기장 옆에 갔다놓고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또 가져가서 사용하는 것이다. 나도 하원엄마도 이런 정신은 꼭 배워야겠다.

Comments 1

  1. 규리아빠 2006.05.15 22:03

    규리도 놀러갈때마다 아주 재밌게 즐기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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