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쓰는 근황

No. 247 Name 이춘식 Date 2006.03.23 01:36 Comments 5

한동안 글이 뜸해서 오늘은 근황을 남기고자 글을 시작한다. 게인스빌은 이제 봄이 다가오는 소리가 들린다. 겨울은 겨울이라고 한동안 꽤 싸늘한 날씨도 있더니 이제는 어느새 아파트 수영장에 사람들이 종종 보인다. 부모님 말씀대로 나무의 새순이 나무 전체의 색깔을 바꿔놓고 있으니 이제 봄이긴 봄인가보다. 미국에서 두번째 맞는 봄이다. 작년 이 맘때 미국 와서 하나씩 배우고 적응해가던 때가 생각난다.

연구는 계속되고 있다. 최근 연구의 방향은 computer graphic에 오히려 가깝게 되어간다. 느닷없이 왠 소린가 하겠지만 사람 모델을 만드는 일이 점점 애니메이션에서 사용하는 기법들을 도입하기에 이르렀다. 약간 어려운 소리로 들리겠지만 언젠가 CT사진을 한장씩 한장씩 보면서 그 안에 들어있는 장기들을 손으로 그리며 언젠가는 3차원 공간에 사람을 놓고 장기들을 고치고 다듬는 작업을 하게될 날이 올것이라는 꿈이 현실로 나타나는 순간이다. 그 덕에 때아닌 동영상 강의를 통해 3D MAX와 Rhinoceros, Maya와 같은 프로그램들을 초고속으로 배우고 있다 (동영상을 2배속으로 보고 있음 –;). 이 분야는 전혀 문외한이었으니 어느 정도 내가 원하는 결과물을 얻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사람은 누구나 새로운 분야를 시작하기를 꺼려한다. 그동안 해오던 것들로 내 구역을 지켜갈 수 있다면 굳이 새로운 것을 시작해서 그 분야에서 뛰어난 사람들을 따라가는 듯한 기분을 느끼려 하지 않는다. 나에게 있어서도 지난 수년간 해오던 방식을 넘어서 컴퓨터 그래픽 분야의 사람들이 수년간 해오던 방식을 배워간다는 것이 쉽진않다. 3D MAX의 기본적인 의문점들을 해결하려고 관련 포럼에라도 들어가면 온통 고등학생 전문가들의 글이 도배되어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한가지 분야가 아닌 두가지 분야를 혼합한 연구가 필요한 시대라는걸 생각하며 꾹 참고 열심히 한다.

두가지 이상의 분야가 만나면 반드시 논문이 나올 수 있다는 확신을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다. 이는 자기 분야 이상을 쉽사리 거들떠보지 않는 사람들의 성향 덕분이다. 이를 interdisciplinary라는 말로 표현하며 최근들어 이를 시도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런 발상을 시작하면 쉽게 흥미로운 연구주제를 잡을 수 있고 자기 분야에서만은 해결에 한계가 있었던 문제들이 쉽게 해결되어가는 것도 경험할 수 있다.

다음 주면 그동안 함께 하셨던 부모님께서 한국으로 가신다. 두 분 미국 오셔서 손녀들 봐주시느라 수고를 많이 하셨다. 어머니께서는 규리를, 아버지께서는 하원이와 매일 놀아주시며 정이 들대로 드셨다. 어제는 감사하는 마음에 주변에 있는 공원에 다녀왔다. Homosassa Springs Wildlife State Park. 디즈니 같은 현대식은 아니지만 (사실 디즈니 같은 공원은 디즈니밖에 없다)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공원과 봄을 알리는 푸르름이 부모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마지막까지 꼼꼼하게 귀국 준비를 하시도록 도와드려야겠다.

하원이랑 하원엄마 모두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어 감사하다. 하원이는 최근 말이 점점 늘어나 이제 제법 문장이 되어간다. 한국말과 영어가 혼재하는 상황에서 (TV와 DVD는 어쩔수 없는 영어) 한국말을 구사해내는 모습이 신통하다. 항상 곁에서 함께하고 격려해주는 엄마 덕이다. 최근 구사해낸 문장으로는 “엄마 밥 놓고 와” 였다. 밥을 들고 다니며 먹이던 엄마에게 밥을 놓고 와서 같이 놀자는 의미였다. 하원이 한국말이 느는 만큼 내 영어도 늘고 있는건지… ^^;

하원엄마는 선천적으로 사람들을 섬기는 데 익숙한것 같다. 같이 살면서 더더욱 느끼는 점이다. 최근 여러 가정들을 집으로 초대해서 식사대접을 하기도 하고 주변에 지인들의 범위를 넓혀가는 속도가 나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영어 class도 큰 몫을 했다. 짧지않은 기간동안 시부모님을 한결같이 섬기고 사랑스러운 며느리 역할을 해내는 것이 대견스럽고 감사하다.

공원에 다녀온 여독(?)으로 10시부터 잠들었다가 12시에 잠간 깨어 물먹고 메일 체크하고 이 글을 쓴다. 이제 다시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내일은 다시 춘익이와 같이 연구실 나가야겠다. 최근 시작한 논문 두편이 빨리 진행되지 못하고 꾸물거린다. 일본에 한편, 미국에 한편. 3월이 가기전에 마무리하고 4월을 맞이해야겠다. 세월이 참 빠르다. 조급해하지 않고 게으르지도 않으려면 성경속에서 들려오는 주님의 음성을 들어야한다. 올해부터 시작한 두번째 성경1독에 박차를 가해야겠다.

* 사진은 최근에 작업하고 있는 hybrid phantom이다.

Comments 5

  1. 이경복 2006.03.30 22:13

    답글 1등입니다. ㅎㅎㅎ.

  2. 이춘식 2006.03.30 22:49

    경복. 오랜만에 왔구만. 잘 지내지? 공부는 잘되는지. 건강하게 잘 지내리라 믿는다. 영적으로나 육적으로나 ^^ 이곳을 통해 가끔이지만 소식 전하니 반갑구만. 그럼.

  3. 우장희 2006.04.04 23:45

    나는 답글 2등. ㅋㅋㅋ

  4. 이경복 2006.04.05 05:11

    형님 홈피를 통해, 다시금 저를 돌아보게 해줘서 감사합니다.
    박사 논문 준비하는데요, 여전히 벽이 많이 있습니다. ㅜㅜ 열정적으로 사시는 형님을 통해 많이 배우고 돌아갑니다! ^^

  5. 이춘식 2006.04.05 14:14

    귀한형제들 모두모두 방문해주어 감사하네. 경복형제는 박사논문을 쓰고 있구만. 벽을 주셨다니 하나님께서 많이 사랑하시는것 같다. 언제나 방향감각을 날카롭게 하며 살아가길 기도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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