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를 녹이며..

No. 55 Name 이춘익 Date 2001.01.18 01:17 Comments 0

요 며칠은 내가 태어나서 겪은 날씨 중에서 가장 추운 날씨를 경험하였다.
(물론 춥다고 느끼는 것이 여러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는 것이겠지만…)
FOCUS생활관에서 지내게 된 이번 주는 특히나 더 추웠다.
그저께는 저녁에 연구실에서 공부를 하다가 생활관에 들어가니
더운물이 안나와서 야단이었다.
앗 6-_-;
온도계가 없어서 측정하진 못했지만 체감온도는 분명 -20도 주위에서 맴돌았다.
이렇게 추운날 더운물도 나오지 않는다면.. 끔찍하군.
항상 주도권을 쥐고 섬기기 좋아하는 최훈진 후배와 함께
보일러가 있는 부엌 뒤 창고로 들어갔다.
창고에 쳐박혀 있던 각종 물건들을 들어내면서,
“이거 못고치면 이런 수고가 헛되게 되겠군”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탁기와 양동이 등의 물건들을 들어내고 나니 보일러 뚜껑을 열 수 있게 되었다.

역시 예상대로 보일러로 들어가는 입수구와 출수구가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
최훈진 후배와 나는 더운물을 천천히 들이부으면서 녹기를 기도했다.
6명의 형제들도 응원을 해 주었다. (우리를 응원했는지 아니면, 더운물이 나오기를 응원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얼마나 지났을까?
땅에 떨어진 물이 튀어서 슬리퍼를 신고있던 발이 젖어왔고
극심한 통증이 몰려왔다. (주님! 주님의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님을 압니다. -_-;)
드디어 입수구가 녹아서 보일러로 물이 들어갔고,
이내 출수구가 녹아서 더운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성공이었다!

8명의 형제들은 모두 함께 기뻐했고, 하나님께서 감당할 시험만을 허락하심에 감사할 수 있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 자리를 빌어서 보일러에 대한 지식을 전해주신 임**형제와,
무엇이건 뜯어고치고 연구하기를 주저않는 본을 보여주신 어머니께 감사를 드립니다.

essay_choon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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