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이 나는 편지

No. 69 Name 이춘식 Date 2001.08.24 23:01 Comments 0

책상을 정리했다. 그동안 나의 중요한 프로젝트였던 춘익이 짐보내는 일을 지금에야 끝냈다. 짐에서 대부분은 제본된 책이다. 춘익이가 보낸 리스트에 있는 책들을 도서관에서 검색해서 대여해서 제본하는 곳에 맡겨서 제본되는데 1주일 정도가 걸렸다. 도서관에 없던 책은 선배들의 책을 빌려서 제본했다. 다른 물건들은 춘익이가 가기전에 미리 정리해두었기 때문에 그리 어렵지 않게 정리가 되었다. 영어영생지가 필요하다는 말에 보다 빨리 보내기 위해서 종로의 생명말씀사에 갔다. 영어영생지 하나에 260원이었다. 그걸로 구원받을 미국의 죽어가는 사람들의 생명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곳 연구실에서 신을 수 있는 슬리퍼도 하나 구입했다. 춘익이가 여기서 신던 슬리퍼도 같이 보냈다. 혹시나 새로산 슬리퍼가 발에 맞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문구류가 비싸다는 말에 여기서 몇가지 사서 보냈다. 포스트잍, 연필꽂이 등등… 3파장 등이 미국에는 없단다. 그래서 여기서 쓰던 3파장 등을 보내고 혹시나해서 여벌의 전등을 하나 더 구입해서 보냈다. 형광등 아래서 오래 작업을 하면 눈이 쉬 상한단다. 3파장등…. 처음 3파장 등을 샀을 때가 바로 1995년 내가 처음 대학원에 들어갈 당시였다. 그 때 너무 신기해서 춘익이를 불러내어 써클룸 옆에 있는 세미나실에서 불을 끄고 그 3파장등을 켜놓고 둘이서 같이 그 아래서 공부를 했던 기억이 난다…… 아름답던 추억들…

정신없이 바빠서 좀더 빨리 짐을 보내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된다. 그 짐 하나 못챙길 정도로 바빴다니 지금 돌아보면 이해가 되지 않지만… 아무튼 그렇게 바빴다. 다음 주 화요일 쯤 도착한다니 DHL이 좋긴 좋다. 최근 룸메이트들이 들어와서 활력이 된다고 한다. 형제들에게는 든든한 일꾼인지 모르지만 아직도 나에게는 뭔가 도움을 주어야만 할 것 같은 여전히… 동생이다. 주께서 앞서 가시리라… 춘익아 화이팅!

* 첨부한 편지는 작년 크리스마스 때 춘익이가 준 편지이다. 책상정리중 발견되어 내용만 남긴다.

* 혹시 나중에 필요할 것 같아 춘익이 주소를 여기에 남긴다.

CHOONIK LEE
202 NUCLEAR SCIENCE BUILDING
UNIVERSITY OF FLORIDA
GAINESCILLE, FL 32611

(352) 392-1401

essay_choons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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