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피아노

No. 252 Name 이춘식 Date 2006.06.21 19:33 Comments 4

얼마전 제수씨께서 쓰던 디지털 피아노를 물려받았다. 미국 와서 통 피아노에 손을 댈 기회가 없던 차에 좋은 물건을 받게 되어 감사했다. 사실 이 피아노 살 때 하원엄마랑 같이 가서 우리도 하나 살까 고민 고민 하다가 그냥 돌아왔던 터라 더욱 감사했다. 대가를 지불하고 싶었으나 극구 반대하여 나중에 더 좋은 것으로 갚기로 합의를 봤다. 고마운 일이다.

피아노 생각을 하니 오래전 피아노 학원엘 다녔던 때가 떠오른다. 아마도… 초등학교 때였던 것 같은데. 내가 다녔던 동신 유치원에서 같이 운영하는 피아노 학원에 등록하여 다니기 시작했고 그 이름도 유명한 바이엘부터 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어느날 다리를 흔들면서 신나게 피아노를 치던 나의 모습을 보며 원장 선생님께서는 다리를 흔들지 말라고 권했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피아노 학원 가기를 중단했다. 참으로 교만한 모습의 극치였던 것 같다.

피아노에 대해 잊고 지내던 중학생 시절 어느날, 집에 와보니 피아노 한대가 방 구석에 앉아있었다. 어머니께서 장래를 내다보고 사셨다는 것이었다. 당시 우리 집에 피아노를 칠 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니 다소 충격적인 일이었다. 꽤 오랜 시간동안 피아노는 그대로 방치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학교종”이라는 곡(?)을 무심코 연주(?)하다가 왼손으로 학교에서 배운 화음, 버금딸림 화음 뭐 이런걸 대충 맞추니 소리가 듣기 좋았던 때가 있었고 그 이후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여 다시 피아노와 친해지기 시작했다.

그 무렵 나는 교회를 나가기 시작했고 자연스레 gospel song과 친숙하게 되었고 두꺼운 악보책을 몇권 하서 밤늦게까지 코드를 외워가며 피아노를 쳐대기 시작했고 때로는 가사에 은혜를 받기도 하면서 피아노 치기를 즐기게 되었다. 어머니께서 제대로 내다보신 셈이다. 그렇게 혼자서 익히기 시작한 피아노. 제대로 배웠더라면… 하는 후회가 밀려올 때도 많지만 내가 즐겁고 또 다른 사람들을 섬길 수 있는 도구만 된다면 이 정도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며 감사한다.

미국땅에서 공급해주신 피아노로 다시금 처음 주님과 만났던 때를 기억하며 찬송을 연주하고 부르며 마음을 새롭게 하고 싶다.

Comments 4

  1. 유승연 2006.06.21 19:43

    동서, 서방님 고마워요^^. 하원이도 좋아하고 저도 가끔 즐기면서 치고 있답니다. 그래도 하원아빠가 젤 좋아하지요.. 하원아빠 좋은 연주 많이 부탁해요~

  2. 김성년 2006.06.27 19:12

    흠… 그랬구나… 하여튼 형의 하시는 일에 대한 열정은 참으로 대단하네요… ^^;

  3. 앵우 2007.01.10 06:36

    음….형이 중학교 때 배운 걸 저는 지금 군대에서 조금씩 배우고 있어요^^; 이제 군에도 인터넷이 들어와서 너무 좋아요^^

  4. 이춘식 2007.01.10 07:03

    귀하게. 군대에서 인터넷도 하고 피아노도 친다니 신기하구만 ^^ 난 제대로 군대에 갔다오진 않았지만 군대가 많이 좋아졌다는 생각이 드네. 군대 말년 마무리 잘하고 의미있게 보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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