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응답

No. 271 Name 이춘식 Date 2008.05.29 12:00 Comments 1

기도에 대한 응답을 받는 것보다 받지 못할 때 주님을 더 보게 된다. 기도하는 것마다 척척 응답해주시는 것보다 침묵하시기가… 주님께는 더 힘드시리라. 이것은 아이들을 키우는 아빠의 한 사람으로서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다. 왜 부탁을 들어주지 못하는지 차근 차근 설명하며 울먹이는 하원이를 달래는 것이 그냥 쉽게 들어주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 지금은 감기에 걸려서 당장 수영을 하지 못하지만 기침이 다 나으면 수영할 수 있다고 말할 때… 지금은 이 언니들 장난감을 사 줄 수 없지만 하원이가 더 크면 아빠가 꼭 사주겠다고 약속할 때… 거절하는 일련의 과정은 그 부탁을 들어줄 능력이 충분히 있을 때 더더욱 힘들다. 아빠의 약속을 믿고 어렵지만 마음을 접는 하원이를 보면 눈물이 나게 고맙다. 주님께서도 그러시리라…

최근 여러가지 기도제목들을 가지고 때로는 하원엄마와 합심으로, 때로는 아침을 거르며 간절히 기도했지만 주님께서 거절하시거나 더 기다리게 하신다. 막상 No로 응답을 받으면 Yes 응답을 받고 감사하는 마음을 순간 가지는 것 이상으로 더 복잡한 과정을 겪게된다. 먼저 주님을 다시 보게 된다. 나에게 No라고 응답하신 뜻은 무엇일까… 무엇이 Yes로 응답하시는 것을 그토록 어렵게 만들었을까. 그 과정에서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앞뒤 상황들을 좀더 종합해보게되고, 그래서 많은 경우 No가 되는 것이 더 좋았겠다는 결론을 어렵게 얻게된다. 때로는 No라고 어렵게 응답하신 주님 앞에 드렸던 기도제목들이 참으로 부끄러울 때도 있어 주님께 다시 나아가 그 분의 인자하신 눈빛을 다시 뵙기가 어렵게 느껴질 때도 있다.

기도를 통해 신실하게 동행해주시는 주님께 감사드린다. 기도하는 것마다 척척 이루어지는 ‘도깨비 방망이’가 아니고, 더 복잡한 고려와 전망으로 때로는 어렵게 거절하시거나 침묵하시는 주님과 동행할 수 있으니 내게는 큰 축복이다.

Comments 1

  1. 이승묵 2008.06.06 23:43

    깊은 묵상에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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