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을 남김

No. 343 Name 이춘식 Date 2011.03.17 08:51 Comments 2

지난 가을에 글을 쓰고는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시간은 같은 속도로 가지만 체감 속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나에게는 진짜 속도보다 약 2배 정도 빠르게 느껴지는 것 같다. Maryland로 이사온지도 벌써 2년이 되었는데 느낌으로는 1년 정도가 지난 것 같으니까.

더 늦기 전에 근황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먼 장래에 지금 이때 쯤 무슨 일이 있어났는지, 내 심경은 어떠했는지, 내 주변 상황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었는지 다시 읽어보면 느낌이 새로울 것이다. 자서전을 쓰는 사람도 있지만 그 정도까지 시간을 투자할 여력은 없다.

직장에서는 2년이 지나니 어느 정도 자리가 잡혀간다. 세계 경제가 어려운 요즘 미국 경제도 마찬가지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올해 연방 공무원들은 월급이 동결되었다. 연구비 자체도 삭감되었지만 크게 돈이 안드는 연구를 하는 나에게는 연구를 진행하고 논문을 쓰는데는 어려움이 없다. 논문 이야기가 나와서 생각이 나는 것은… 처음에 NCI에 올 때는 논문을 엄청나게 많이 쓸 수 있을 줄 알았다. 이제부터 내가 교신저자를 직접 할 수 있으니 그럴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상황은 많이 달랐다. 예상 외로 많은 사람들이 공동 저자에 끼고 싶어하고, 때로는 내 연구를 잘 모르는 그 반갑지 않은 공동 저자들에게 내용을 설명해서 설득해야하고, 그들의 의견을 슬기롭게(?) 반영해서 논문을 완성해 보내는 데까지 영원한 시간이 걸린다 (It takes forever!). 천신만고 끝에 지난 달에 Medical Physics에 CT관련 논문이 하나 나왔다.

사람들과의 관계도 점점 자리를 잡아간다. 처음에 나를 도와주셨던 할아버지께서 은퇴를 하시고 그 밑의 할아버지가 내 mentor가 되었는데 그 양반이랑 관계가 매우 껄끄러웠다. 그분은 자격지심이 있으신지 은근히 내가 하는 연구를 필요없다, 쓸데없는 고생을 한다, 손으로도 계산할 수 있는데 왜 복잡하게 하느냐 등등의 말로 내 힘을 빼왔다. 그럴 때마다 손발이 척척 맞았던 Bolch 교수님이 그리웠다. 그런 일로 어려움이 생기면 주로 잠언을 읽었다. 수많은 주님의 지혜들이 내 마음을 새롭게 했다. 어떤 목사님의 책도 큰 도전이 되었다. 특히 다윗과 사울과의 관계에서 사울의 권위를 하나님께서 주신 거라고 끝까지 믿었던 다윗의 믿음이 도전이 되었다. 사람들이 계획을 할지라도 하나님의 계획이 온전히 서리라는 강한 믿음과 확신을 주셨다. 그 할아버지 주변에서 그래 맘대로 생각해라 나는 나대로 가겠다는 애매한 관계를 접고 그분을 전폭적으로 신뢰하고 의지하는 쪽으로 마음을 바꾸었다. 관계는 점점 개선되어 갔고 최근 들어 그 분에게서 받은 이메일에서 관계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시간과 인내가 필요했지만 결국 하나님께서 인도하심을 확신한다.

“Earlier I did not realize just how interesting this work would be. Thank you for giving me the opportunity to contribute. Let me know if you want to discuss any of this.”

올초부터 시작한 성경읽기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Blackberry에 있는 프로그램까지 동원해서 틈만 나면 읽고 있다. 작은 blackberry 속에서 우주보다 크신 전능하시고 편재하시는 주님을 만난다.

Comments 2

  1. 이승묵 2011.03.17 14:32

    길을 열어주시는 주님을 찬양한다.

  2. Sunhye Shim 2011.03.18 02:24

    형부의 글은 언제나 제게 도전이 되요. 힘내세요, 형부! -선혜

essay_choons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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