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을 보기 2주전 시험을 볼까 말까 망설이던 밤이 생각납니다. 산더미같이 많은 논문들을 어떻게 다 정리할 것인가 같이 고민하며 도전할 것인가 그냥 연기할 것인가 기로에 서서 한참 생각한 뒤 같이 도전해보기로 결정했었죠. 사랑이가 배 속에서 자라고 있는 상황이라 더 고민이 되었고 괜히 도전했다가 엄마나 아기가 모두 진을 빼고 힘들면 어떻하나 고민이 되었습니다.
이전에 박사과정에 있을 때 음대 아줌마들의 번역을 많이 했던 경험을 되살려 논문을 번역하고 요약하는 과정에서 어느새 저도 전공의 내용들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라모의 fundamental bass, generation harmony 등등 여러가지 용어들이 점점 친숙해지고 재미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밤이면 우리 둘은 각자 다른 방에서 최선을 다해 번역하고 암기하고 이해하고 그랬었죠. 참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아침에 제가 기상하기 전 언제나 사랑이 엄마는 공부방에서 그날 볼 시험문제들을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참으로 대단한 체력과 집중력을 보였지요. 하루 하루 은혜로 지나갔고 여러가지 에피소드도 많았습니다. 하루는 시험을 좀 못보고 나서 임신복을 사야겠다고 명동에 나갔었는데 설렁탕을 먹고 나오는데 교수님이 전화가 와서 시험을 왜 망쳤냐고 –; 다음날까지 정리해서 오면 점수를 주겠다고 하시는 것이었죠. 하나님께서 롯 가족을 천사들을 동원해서 이끌어 내는 그 분위기였습니다.
은혜로 시험을 마치게 되었고 사랑이 엄마는 건강상의 큰 문제 없이 그냥 가벼운 감기에 걸리는 정도로 좋은 건강 성적을 보였습니다. 시험 결과에 관계없이 하나님의 동행하심에 감사했습니다. 그 기간동안 엄마랑 같이 공부한 사랑이에게도 박수를 보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