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2:30

No. 202 Name 이춘식 Date 2004.09.16 12:55 Comments 2

내일까지 낼 논문을 지금 막 완성했다.  내용은 좀 썰렁하지만 이 분야에 문외한이었던 나로서는 최선을 다한 셈이고 공부도 많이 했다. 이 과제로 인건비를 꾸준히 받았으니 이 정도의 수고는 당연하다. 어느새 시간이 흘러 2:30을 넘어선다.

연구란게 참 재미있으면서도 안될때는 참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그동안 공부를 십년 넘게 하면서 항상 느끼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공부를 내가 하는 것이 아닌게 분명하다. 처음에는 내가 하는 줄 알았다. 알고보니 아니었다. 나의 노력에 plus alpha가 문명히 존재하는 것을 깨달은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일이다. 그 alpha를 이끌어 내는 것, 즉 주님의 능력을 힘입는 것이 마치 세미하게 들리는 방송을 들으려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는 것같이, 또는 뭐랄까… 외줄타기하는 사람이 어렵게 균형을 맞추며 줄을 건너듯 참으로 어렵고 일종의 예술이 아닐까 생각된다. 일단 주파수가 맞고 균형이 맞으면 주님의 무한한 지혜와 용량, 그리고 체력이 흘러나오는 것을 수없이 경험한다. 그 균형이 바로 암송구절 쓰기에 도장을 받는 순간, 무거운 잠을 이겨내는 경건의 시간, 그리고 10년 후배로부터 거절과 모욕을 당하는 전도의 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거의 확실하다. 그리 환상적이지도 않고 달갑지 않은 방법으로 그 alpha가 얻어지니 일종의 비밀인 셈이다.

연구를 하면서 이토록 여러가지를 배우고 주님과 동행할 수 있으니 나는 평생 연구를 하며 주님을 따라야겠다. 우리는 각자 이처럼 주님의 기름이 흘러오는 수도관을 가지고 있나보다. 형제들과 함께하며 때로는 연구가 방해되고 하찮은 것처럼 여겨지는 순간도 있었다. 이것만 빨리 끝나면 뭐든지 할텐데… 하지만 한편의 논문을 쓰는 그 순간이 주님과 동행하는 전쟁의 현장이요, 그 분의 능력을 경험하는 감동의 물결이며, 내 영혼을 맑게하여 다른 사람을 도와가는 순결한 마음을 품게하는 훈련의 도가니임을 확신한다.

내일 주님과 만나기 위해 이제 그만 잠을 청해야겠다.

Comments 2

  1. 김원기 2004.09.19 11:10



    ㄴ 식이 형이 찍은 사진은 작품 사진 같다.

  2. 유성 2004.10.21 11:29

    Paper도 좀 볼수 있게 올려주시지,,,어떤 내용인지, 궁금하네요…요즈음, 다른분들이 하는 연구에 호기심이 한참일 초짜 박사과정..이라서.

essay_choons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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