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DI 측정값 비교

No. 335 Name 이춘식 Date 2010.02.12 22:57 Comments 9

NCI에 와서 하고 있는 일 중 하나가 CT를 찍을 때 받는 방사선이 과연 암이랑 연관이 있을까?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을 제공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고 또 종종 매스컴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질문이지만 그 대답은 그리 간단하지 않고 더더욱 힘든 것은 대답에 대한 근거를 제공하는 것이다. 근거를 제공하는 방법으로 NCI에서 선택한 것은 다음과 같은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고 돈도 많이 드는 방법이고 사실 다른 방법은 없다고 봐야한다.

옛날에 CT를 찍은 적이 있으면서 이후에 암에 걸린 사람들을 가능한한 많이 뽑는다. 말은 쉽지만 암에 걸린 사람에 대해서 과거 기록에 CT를 찍었고 또 어떤 CT를 찍었는지 자세한 기록이 남아있기 위해서는 의료기록이 매우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환경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이런 조건들을 제대로 갖춘 유력한 곳이 바로 국가의료제도가 발달한 영국이다. NCI에서는 영국에서 과거에 CT를 찍고 나중에 암에 걸린 사람들 200,000명을 선택해고 그들의 의료기록을 입수하는 작업을 오래동안 해왔다. 이제 암에 걸린 것이 과연 옛날에 찍은 그 CT때문인지를 규명하는 일이 남아있다.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옛날에 CT를 찍었을 때 받은 방사선의 양을 재구성해내는 일이 필수적이다. 이 일은 그리 쉬운 문제가 아니다. 이 시점에서 요구되는 것이 바로 사람모델과 컴퓨터 시뮬레이션의 조합이고 내가 그동안 해왔고 또 잘 할 수 있는 일이다. 1년 안에 계산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으로 내가 UF에 있을 때부터 시작했던 과제가 이제 오는 3월이면 끝이난다. 아이러니하게도 UF에 있을 때는 NCI에 보고서를 제출해야되는 입장에 놓여있다가 이제는 내가 나에게 보고서를 제출하는 식이 되어버렸다. Bolch교수님이 일을 하는 것을 되어있긴하나 사실상 모든 일은 그동안 해왔던 대로 내가 하고 있다.

CT를 시뮬레이션하는 일은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며 그동안 옛날 대학원생이 개발해두었던 프로그램을 계속 사용해왔었다. 어느 순간 과연 이 시뮬레이션이 정확할까하는 의문이 제기되었고 측정값이랑 비교하는 연구를 먼저 해야되지 않겠냐는 주장에 따라 비교연구를 해왔다. 그러는 동안 나는 UF에서 NCI로 옮기는 거대 프로젝트가 있었고 옮기자마자 2010년 6월에 있을 현장평가를 준비해야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일은 계속 늦어지고… 또 늦어지고… 내가 일에 손을 대지 않으면 아무도 뭔가를 추진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문제는 아무리 계산과 측정을 비교해도 잘 맞지않는 것이었다.

한 일주일 투자하면 되겠지… 하고 일주일을 몽땅 투자해도 여전히 답은 잘 맞지 않았다. 아하… 기도가 부족했구나. 잠언3:5-6을 묵상하며 기도하고 다시 해보고 또 해봤지만 여전히 답은 맞지 않았다. 측정이 틀릴 리는 없고 결국 시뮬레이션이 잘못된 것인데 원인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는 동안 수개월이 흘러가버렸고 결국은 답답해진 Bolch교수님께서 똘똘한 UF학생 하나에게 맡겨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하여 하던 일을 몽땅 보내주고는 한달이 지났다. 한달 후 어느날 전화 회의를 하면서 이것 저것 물어본 결과 진척이 없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고 결국은 일이 다시 내 차지가 되었다. 잠언3:5-6을 묵상하며 기도했는데 왜 안되는걸까… 기도도 많이 했는데…

그러던 중 이번에 엄청난 눈으로 인해 NCI가 문을 닫아 약 일주일을 집에서 쉬게 되었다. 참으로 오랜만에 새벽까지 책상에 앉아 이 문제로 씨름했다. 밥먹을때도 생각하고, 화장실에서도 생각하고, 이닦을때도… 하원이랑 놀때도 생각하고… 내가 이를 방금 닦았는지 잘 몰라서 또 닦기도 하고… 밥을 먹었는지 안먹었는지도 생각이 잘 안나고… 그랬다. 그러던 중 어제밤 새벽 2시쯤 결과가 잘 맞아떨어지기 시작했다. 잘 안맞을 때는 이것만 맞으면 소원이 없겠다 싶더니만 막상 잘 맞으니 뭐 기분이 덤덤했다. 대신에 잘 안맞을 때 계속 다짐한 것 같이 극적인 순간에 두손을 모으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기도를 했다. 문제는 이전에 CT모델링을 했던 대학원생의 모델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NCI에 오면서 이제는 밤늦게 연구하고 뭐 이런거 안하겠구나 생각했지만 결국은 이번 일로 사람들이 말하는 ‘노가다’를 했다. 나도 이제 마흔이 되어가는구나 하며 과연 밤늦게까지 일하고 뭐 그런거 다시 할 수 있을까 했는데 막상 하니까 또 된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 곁에서 항상 지켜보시고 도와주시고 안되는 문제를 만져주시며 피곤할 때 쓰다듬어주시는 주님의 세미한 손길은 바로 이런 순간에만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제 PI도 되고 했으니 노가다는 안녕~ 이제 누군가를 시켜야하는 때가 아닌가! 하는 안일한 PI로 사느니 땀흘리고 고민하고 고생하는 정점에서 주님을 선명하게 만날수만 있다면 나는 노가다하는 포닥으로 계속 남고 싶다!

지난 달에 춘익과 함께 LA에서 열린 AAPM에 참석했다. 오랜만에 같이 학회에 참석하여 많이 배우고 사람들도 많이 만나는 좋은 시간이 되었다. LA에는 처음 가본지라 날씨가 생소했다.
NCI에서 시작한 일이 조금 더 medical physics쪽에 가까와진지라 AAPM의 내용이 더 와닿았고 꼭 필요한 내용들을 배우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춘익은 두군데 대학에 면접을 했다. 사진은 UCLA쪽 사람들과 면담을 하는 장면이다. 현재 Michigan과 South Carolina에서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 주님의 인도하심을 위해 기도한다.

Comments 9

  1. 이승묵 2010.02.13 00:33

    눈 속에서 꽃을 피우시는 주님을 찬양한다.

  2. 박상현 2010.02.16 21:51

    그래프의 일치하는 모습이 아주 아름답습니다. 형처럼 솔선수범하는 PI들이 있기 때문에 과학기술의 발전이 이루어지는 거 아닐까요 ^^

  3. 이춘식 2010.02.17 20:56

    상현형제! 솔선수범 하려는 마음은 없었는데 어쩔수없는 상황이구만 하하. 한국 형제들 안부 전해주시길. 5월에 가서 보자구!

  4. Yusung Kim 2010.03.09 14:35

    How are you doing, Hyung? I just talked with choonik on the phone, reminding me you. Very interesting topic. I pray and hope your family is doing well in a new place.

  5. 이춘식 2010.03.09 14:48

    유성형제 왔었군! 관심덕분에 우리 가족들 모두 잘 지내고있다. AAPM에 오는지? 오면 볼 수 있겠지. 건강하게 잘 지내고 주님과 변함없이 동행하길 바란다.

  6. Yusung Kim 2010.03.12 18:09

    Hyung!, I submitted two abstracts, if get orals, then I may be able to be there. If that is the case, then I want to have a meal with you–Thanks for your prayer / helps during the last years in Korea. Now it seems to be like a very bad dream. Now I’m humble. Now I know I can lose everything I have, even my family, job, … even nothing to do with what I did

  7. 이춘식 2010.03.12 19:48

    잘됐네! 아마 가족들 같이 갈 것 같다. 식사하며 얘기 나누면 좋겠다.

  8. 강경민 2010.03.17 00:15

    ^^비슷한 일을 하고 계시네요
    측정값과 계산값을 맞추는 일이 쉽지 않은일인데~ 도우시는 손길을 찬양합니다.
    5월에 한국에서 뵈요~^^

  9. 이춘식 2010.03.18 12:10

    경민형제! 오랜만이네. 사람들이 계산만으로는 믿지 않으니 허허. 믿음의 눈으로 봐야되는데말야! 5월에 보자구.

essay_choons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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