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편지 못써서 죄송해요..

No. 93 Name 동생 Date 2001.11.10 10:41 Comments 0

춘식이형 보세요…

형! 우선 죄송하네요. 편지를 못써서요. 쓸까도 생각했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못쓰다가 어느새 형이 제대할 때가 되셨군요.-.-;
매번 그러는 것 같아요. 형 생일에 제대로 편지나 선물을 한 기억이 없으니… 반성 좀 해야겠습니다.

형이 논산에서 보내준 편지나 소식들은 상현이의 수고로 게시판을 통해서 잘 읽어보았습니다. 형이 잘 해내리라 믿었어요. 제 말 맞죠? 교련수업시간이라니까요..하하 그래도 힘든 순간이 있었겠지만,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항상 유모스럽게 사는 형에게는 별 문제가 안되어었으리라 생각해요.

형이 안계신 동안 플로리다에서 작은 변화들이 일어났어요. 아직은 결정된 건 아니지만, 플로리다 경제 사정이 몇 년 전부터 계속 안좋아 지다가 최근 테러 이후에 더욱 힘들어졌나봐요. 그래서 주정부에서 교육 재정을 삭감하고 그 여파로 대학원생들의 등록금 면제가 힘들어 질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죠. 물론 제가 등록금 면제 받는 것은 프로젝트를 통해서 받는 거지만, 면제 %에는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하네요.

처음에 그 말을 듣고 다른 학교로 가야하나..하는 생각도 했지만, 지금은 평안한 마음으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기다리고 있어요. 하나님께서 선하게 인도하시리라는 확신도 있구요. 결과가 나오면 먼저 알려드릴께요.

형이 군대 가시던 날 형수님이 많이 우셨어요. 약한 모습이셨죠.-.-; 제가 할 수 있었던 일은 많이 없었는데, 주로 채팅을 통해서 대화를 나누거나 메일 보내기, 찬송 보내기 등으로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했죠. 아뭏든 무사히 다시 상봉하게 되셨으니 감사하군요.

여기서는 태훈 선배와 재밌게 잘 지내고 있어요. 태훈 선배는 암송을 이제 A파트 중간 정도 하고 있죠. 그리고 Radiation Interaction이라는 과목의 두 번째 중간 고사를 치뤘는데 결과는 90점이었고, 교수님께서 very good! 이라고 하시더군요 –V. 근데 사실 전 좀 부끄러웠어요. 계산 과정에서 실수를 좀 했거든요, 그런데 그런건 그냥 다 맞다고 해주셨어요. 감사하죠. 사실 그 실수만 아니었어도 95점은 맞을 수 있었을텐데…하는 생각이 들어 자백하게 되었죠.

어머니랑 어제 통화했는데, 형 퇴소식 가시려고 벌써부터 야단이시더군요. 부모님의 마음이 그런 건가 봅니다.

저 이번 겨울에 한국 들어가려구요. 크리스마스 연휴와 신년을 전후해서 비행기 값이 너무나 비싸서 엄두를 못냈었는데, 인터넷을 막 뒤지다가 하나님의 은혜로 1100불에 왕복표를 구할 수 있게 되었어요. 한국 도착 시간은 12/23일 새벽이예요. 1/9일 출발하는 거구요. 좀 오래있는 감이 있어서 공부를 그 동안 못할 것 같은 불안도 있지만, 텅빈 도시에 혼자 버스타고 다닐 걸 생각하니 끔찍하더라구요. 화이팅입니다.

형 다시한 번 퇴소 축하드리구요. 다음에 한국 가면 얘기 많이 해주세요.
그럼 또 연락드리겠습니다.

게인스빌에서
동생 춘익..

essay_choons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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