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

No. 57 Name 이승묵 Date 2002.05.30 21:54 Comments 0

아내와 만두를 만든다. 내 역할은 주로 칼질이다. 나는 먼저 식칼을 갈고 앞치마를 입는다. 식탁에 신문지를 깔고 도마를 놓고, 아내가 씻어준 김치와 살짝 데쳐준 숙주나물 그리고 대파를 잘게 썬다. 그 새 아내는 두부를 주머니에 넣고 물기를 짜낸다. 이어 잘게 썬 김치와 숙주나물을 받아 또 그렇게 한다. 끝으로 내용물을 다 섞어 버무린다. 그 내용물은 이렇다. 김치, 숙주나물, 두부, 소고기, 돼지고기, 달걀, 기본양념(파, 마늘, 참기름, 깨소금, 후추, 생강, 소금, 설탕). 나는 아내의 손놀림을 신기한 듯 바라본다. 대충 치워놓고 마주 앉아 만두를 빚는다. 시판되는 만두피를 사용한다. 만두피의 가장자리에 손가락으로 약간 물 칠을 한 뒤 속을 넣어 오므려 붙인다. 빚은 만두를 끓는 멸치국물에 넣는다. 만두 그릇, 보시기, 양념간장, 그리고 숟가락을 준비한다. 보시기에 간장과 멸치국물을 알맞게 섞고 나서 만두를 하나씩 넣고 숟가락으로 반을 끊어 반쪽씩 먹는다. 이상은 우리 집 만두 만들기와 먹는 방법이다. 우둔하게도 나는 할아버지 나이에 이르러 비로소 음식을 만드는 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실은 먹는 일이 삶의 기본인데 말이다. 하루 세 끼를 거르지 않고 챙겨주는 아내의 헌신에 새삼 고마움을 느낀다. 힘닿는 대로 도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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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Title Name Date
29 두 배의 보상 이승묵 2001.05.13
28 대화 이승묵 2001.05.13
27 다양성 이승묵 2001.05.13
26 말씀으로만 이승묵 2001.05.09
25 물음표 이승묵 2001.04.21
24 인간 복제 이승묵 2001.04.06
23 상식 이승묵 2001.04.06
22 역설 이승묵 2001.03.28
21 봄나물 이승묵 2001.03.28
20 이승묵 2001.03.28
19 이승묵 2001.03.24
18 이승묵 2001.03.21
17 성장 통 이승묵 2001.03.18
16 구제역 이승묵 2001.03.18
15 교체 이승묵 2001.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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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태양설비 이승묵 2001.02.04
10 아내 이야기 이승묵 2001.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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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해바라기 이승묵 2001.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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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열매 이승묵 2000.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