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이럴 수가!” 나는 서예 붓을 손에 쥐고 버럭 고함을 질렀다. 나는 어린 두 아들에게 가위질을 가르치려고 작고 예쁜 가위 두 개를 사왔다. 시범을 보이고 주의사항을 철저히 이른 뒤 신문지와 가위를 조심스레 건네주었다. 그러고도 마음이 놓이질 않아 감시를 늦추지 않았다. 두 녀석은 순식간에 신문지 한 장을 마음대로 오리고 잘라버렸다. 신기하고 재미있는 모양이었다. 내친김에 한 단계 높은 기능을 학습시키기로 하였다. 이번에는 잡지의 사진을 오리게 하였다. 곡선이 있어서 쉽지 않은 가위질이었다. 그런데도 거뜬히 오려내었다. 아내는 아이들을 꼭 껴안아 주었고, 나는 번갈아 무동 태워 방안을 빙글빙글 돌았다. 그 당시 나는 한글 궁체를 자습하고 있었다. 어느 날 서예가 친구에게 붓글씨 비결을 슬쩍 물어보았다. 초보자일수록 연장이 좋아야 한단다. 필방에서 좋은 붓을 하나 샀다. 붓걸이에 걸어 놓고 만지작거리기만 하다가 어느 날 한 번 멋지게 써볼 양으로 그 붓을 챙겼는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아 글쎄 그 붓끝이 둥근 붓이 되어 있지 않은가. 뾰족한 서예 붓끝을 가위로 다듬어 둥근 수채화 붓을 만들어버린 것이다. 알고 보니 큰 녀석의 소행이었다. 그런데 솜씨 하나만은 놀라웠다.
| No | Title | Name | Date |
|---|---|---|---|
| 29 | 두 배의 보상 | 이승묵 | 2001.05.13 |
| 28 | 대화 | 이승묵 | 2001.05.13 |
| 27 | 다양성 | 이승묵 | 2001.05.13 |
| 26 | 말씀으로만 | 이승묵 | 2001.05.09 |
| 25 | 물음표 | 이승묵 | 2001.04.21 |
| 24 | 인간 복제 | 이승묵 | 2001.04.06 |
| 23 | 상식 | 이승묵 | 2001.04.06 |
| 22 | 역설 | 이승묵 | 2001.03.28 |
| 21 | 봄나물 | 이승묵 | 2001.03.28 |
| 20 | 물 | 이승묵 | 2001.03.28 |
| 19 | 잠 | 이승묵 | 2001.03.24 |
| 18 | 글 | 이승묵 | 2001.03.21 |
| 17 | 성장 통 | 이승묵 | 2001.03.18 |
| 16 | 구제역 | 이승묵 | 2001.03.18 |
| 15 | 교체 | 이승묵 | 2001.03.18 |
| 14 | 큰 글자 | 이승묵 | 2001.02.23 |
| 13 | 바버라 부시 | 이승묵 | 2001.02.07 |
| 12 | 어느 노인 | 이승묵 | 2001.02.06 |
| 11 | 태양설비 | 이승묵 | 2001.02.04 |
| 10 | 아내 이야기 | 이승묵 | 2001.01.29 |
| 9 | 그 이름 | 이승묵 | 2001.01.23 |
| 8 | 가위질 | 이승묵 | 2001.01.17 |
| 7 | 해바라기 | 이승묵 | 2001.01.17 |
| 6 | 광우병 | 이승묵 | 2001.01.07 |
| 5 | 열매 | 이승묵 | 2000.12.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