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꼼이 유승연

No. 188 Name 이춘식 Date 2005.10.26 10:53 Comments 3

사진을 하나 첨부한다. 이 사진은 대체 무엇일까. 이 사진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기초 설명이 필요하다. 아내는 매사에 적극적이고 꼼꼼한 편이다. 뭔가를 하면 정말 최선을 다해서 하는 타입이라 매사에 설렁설렁 지나가는 나에게는 참으로 기이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그 단적인 예로 아내의 성경공부 교재를 보면 알 수 있다. 한국에 있을 때도 주말마다 했던 SCL성경공부 교재를 정말로 꼼꼼하게 준비하고 인도할 때 얘기할 내용들을 미리 적어두고, 멤버들을 꼼꼼하게 챙기고 적용 점검해주고 정말 바빴다. 미국에 와서도 얼마전까지 미국 네비게이토 자매들과 같이 했던 성경공부 교재가 있었는데 영어로 되어있는 다소 어려워보이는 교재를 여러번 읽고 답을 달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는 생긱이 들었다. 나 같으면 대충 읽고 지나가고 성경공부 시간에도 설렁설렁 즐겁게 지나갈 수도 있을텐데 아내는 주어진 기회에 대해서는 정말 열심히 뿌리를 뽑아버리는 모습을 보이니 비싸게 주고 샀던 교재(70불 정도)가 전혀 아깝지 않았다.

아내의 그런 성품에서 나오는 또 다른 모습은 가방을 싸는 습관이다. 다음날 영어를 배우러 간다든지, 어디 놀러간다든지 하면 그 전날 반드시 꼼꼼하게 가방을 싸서 문앞에 놓아두고 누워야지 잠이 오는 스타일이다. 아내는 그 가방 싸는 시간을 즐긴다. 가방을 쌀때는 항상 미리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적어둔 쭉지가 따라다닌다. 그 쪽지는 한번에 기록한 것이 아니라 냉장고 등에 붙혀두고 생각날때마다 조금씩 적어둔 일종의 정보의 보고인 셈이다. 쪽지에 기록된 리스트를 따라 싼 가방에는 거의 완벽하게 내용물이 준비되어있고 주변사람들은 그로 인해 항상 아쉬움없이 필요를 채움받는다. 나의 경우 가는날 아침이 되어야 가방 꺼내놓고 이것저것 생각나는대로 주워담는 식인데 아내의 모습은 경이로울 뿐이다.

사진은 이렇게해서 준비한 가방을 문앞에 놓아둔 모습이다. 이렇게 해놓고 먼저 가서 잠을 자고 있는 동안 가만히 가방을 보다가 너무나 마음이 푸근하고 기특하고 신통하여 카메라를 들었다. 사진을 찍고도 그 가방을 한참동안 바라보면서 혼자서 미소를 지었다. 덜렁이 이춘식에게 주신 꼼꼼이 유승연을 인해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이 가방 같이 집안살림 챙기고, 남편 내조에도 그 모습이 반영되니 고마울 뿐이다. 이 가방 같이 돕는 자매들도 챙기고… 그 꼼꼼한 마음으로 사랑해주고 세밀하게 섬겨주니 참으로 낙심한 자매들이 그 마음을 느끼고 해가 지날수록 변하는 것이 당연하다. 주님 다시 오실 때 잘하였다 충성된 종아 칭찬받을 바로 그 때, 나도 옆에 서서 그 아내를 열심히 사랑해주고 돌봐주었다고 같이 칭찬받으려면 더욱 분발해야겠다.

방금 아내 전화를 받았다. 하원이랑 영어공부 잘 하고 이제 집으로 가고 있다고. 꼼꼼하게 싼 가방 덕분에 하원이는 차안에서나 놀이방에서나 재미있고 풍성하게 보냈을 것이다. 나도 곧 꼼꼼하게 싼 도시락을 대하겠지… 핫도그에 바르는 케챱의 신선도를 고려하여 식사 직전에 뿌려먹도록 케챱통 그대로 준비된 아내의 도시락.

Comments 3

  1. 지니.. 2006.06.01 22:19

    저도 감동……. 아…나는 왜 저렇게 안될까나….

  2. 약속의땅 2008.02.25 17:58

    두 분 서로 격려하고 예쁘고 아름다게 사시는 모습이 참 배움이 되네요~ 그것이 인생의 지혜이고 감동인 것 같아요~
    두 사람 함께 걸어가는 길에 사랑과 격려와 하나님의 은혜가 있으니 어디를 가든 두려울 것이 없겠지요~

  3. 유승연 2008.02.25 22:12

    아멘!! 함께 한 곳을 바라보며 서로를 격려하고 힘이 되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정말 축복이죠. 많이 부족하지만 두 사람이 더욱 믿음 가운데 경건하고 성숙한 가정을 세워가도록 기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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