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비자

No. 122 Name 이춘식 Date 2002.04.24 17:31 Comments 2

미국땅에 들어가려니 비자라는걸 받아야한단다. 수많은 서류들을 준비했고 복잡한 과정을 스스로 감당하기에 역부족이어서 여행사에 수수료를 물고 대행을 의뢰했다. 미대사관에서 인터뷰를 해서 영사가 OK하면 그제서야 비자가 발급된단다. 문제의 요지는 “나는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미국에 들어가서 필요한 일을 마치면 곧 돌아올 것이며 재정적으로 이런 상태이니 미국에 불법으로 체류할리가 없다”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어떻게보면 씁쓸한 면이 없지 않지만 국가간의 파워 차이를 느끼는 순간이기도 했고 입장을 바꿔보면 이해도 간다.

여행사에서 모든 절차를 대행해주었다. 나도 이해가 안가는 복잡한 서류들을 번역해주고(전문용어들이 많고 민감한 서류들이라 스스로 번역하기 어려었음) 당일날은 간단한 가이드를 해주었다.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것은 서류 꾸미는 일과 대사관 정문까지 모셔다 드리는 일이 전부입니다… 이런 서류들을 수위실에 제출하시고 오른쪽 문으로 들어가서 2층으로 가시면 접수창구가 있어요… 접수하신 다음 번호표를 받고 기다리시다가 번호가 뜨면 해당창구에 가서 모든 서류를 제출하세요. 그럼 영사가 몇가지 질문을 영어로 하는데 바로 대답해도 좋고 옆에 있는 통역관을 통해서 대답해도 좋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에 이만큼만 돌려주고 나머지는 가져가면 비자가 된겁니다. 그런데 모든 서류를 다시 돌려주면 거절된거예요. 제 생각에는 거의 100% 통과되는데 만에 하나 거절되면 왜 거절되었는지를 알아오셔야됩니다.” 거절되는 경우도 있나보다.

여행사직원의 친절한 설명을 듣고 미대사관 앞으로 갔고 그 직원은 건투를 비는 듯한 인사를 하고는 돌아갔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줄을 서 있었고 여행사직원들이 하나씩 따라붙어 있었다. 모두들 초초해하는 눈빛들이었다. “잘 될겁니다”, “제 경험으로는 여자분들에 대해서는 호의적인 것 같아요”, “영사도 사람인데 잘 사정하면 될겁니다”, “전 여기까지 밖에 못 도와드립니다” 많은 말들이 오가고 한 사람씩 들어가는데 그 부분의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여행사직원들은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연세가 지긋해보이는 분들도 있고 검은색 차에서 운전기사가 문을 열어주면서 내리는 분들도 있었고… 그곳에는 학생도 있었고 아이들도 있었고… 모두들 결국에는 혼자서 대사관에 들어갔다.

마지막 심판날도 이와 같으리라. 돈이 많아서 고급 병실에서 죽은 사람도… 노숙자로 몇년을 버티다가 쓸쓸히 다리 밑에서 생을 마친 사람도… 강한 권력을 쥐고 있었건 빛나는 명예를 쥐고 있었건 모든 사람은 마지막 순간에 혼자다. 아무도 도움이나 조언을 줄 수 없는 그 순간에 많은 사람들은 다급해질 것이다. 수많은 관계들은 이제 소용이 없고 단 하나의 관계, 하나님과 나의 관계만이 의미를 가진다.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쥐고 계신 빛나는 그 이름, 예수그리스도 하나만으로 나는 천국비자를 얻을 수 있다. Close to thee close to thee… All along my pilgrim’s journey Savior let me walk with thee ~

인터뷰 과정에서 내 마음은 잔잔히 밀려오는 은혜로 행복했고 내 젊은 날 든든한 보장이 되시는 주님을 알게 된 것이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heaven.wma

Comments 2

  1. 이춘익 2001.11.29 10:00

    형님 비자를 잘 받게 되셔서 다행입니다. 형이 플로리다에 오시기를 손꼽아 기다리겠습니다. *^^* 배경음악이 참 좋군요♬ [04/25-11:57]

  2. 김태준 2001.11.29 10:00

    마음을 새롭게하는 묵상에 감사. 귀한 형제들의 삶을 보고 들을 수 있는 은혜에 감사.. [05/02-23:10]

essay_choons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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